왜 린드블럼이 에이스인가




'자이언츠의 슈퍼스타'이자 팀의 유일한 '영구결번' 선수인 故 최동원의 등번호는 11번이다. 고교시절까지 등번호 1을 쓰던 최동원은 1자 두 개가 기둥처럼 든든하게 버텨줬으면 하는 뜻에서 11번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에이스의 상징 최동원의 등번호는 그렇게 탄생했다. 


숫자 11의 모양처럼 에이스는 팀을 받쳐야 한다. 무너질 때는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 에이스의 임무다. 마운드에서 굳건해야 하고 스스로를 다잡으며 집중력이 떨어질 시점에도 팀전체를 이끌어야 할 임무를 맡고 있다. 그것이 단순 1선발과 에이스의 차이가 아닐까. 특히 약팀의 에이스가 무너지는 순간 팀 전체가 와르르 붕괴될 수 있다.




4월 24일은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날이다. 사직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124구를 던지며 완투승을 거뒀던 린드블럼은 아직 내 머릿속에 잊히지 않는다. 당시 자이언츠는 '롯데 시네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불펜의 불안정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선발투수 린드블럼은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9회 말 2아웃 마지막 타자였던 최형우를 상대로 던진 공은 시속 151km의 강속구였다. 삼진이었다. 그리고 린드블럼은 포효했다.


이날 린드블럼의 호투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팀은 직전 경기까지 6경기 동안 1승 5패를 기록하며 무너지고 있었는데, 린드블럼의 완투는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다음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에 성공한다. 삼성을 상대로 시리즈 스윕을 거둔 건  5년 만의 일이었다.


다시 시간이 흘러 6월 중순. 자이언츠는 그때처럼 또 위기를 맞고 있었다. 선발 로테이션이 자리 잡지 못한 상황과 맞물려 팀을 이끌던 타선까지 사이클이 내려간 상황. 에이스 린드블럼은 SK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팀 타선의 지원은 9이닝 동안 1점에 불과했지만, 린드블럼이 승리를 거두는덴 그 1점으로 충분했다. 이날 린드블럼은 9이닝 완봉승을 거두며 팀을 연패에서 탈출시켰다.



이전 경기를 팀이 진 상황에서 출전한 자이언츠 선발투수


 

경기수

이닝(경기당이닝)

결과

QS / QS+

팀의 승패

 린드블럼

9경기

66.0이닝(7.33)

5승 2패 3.14

8회 / 6회

6승 3패

레일리

7경기

42.0이닝(6.00)

1승 5패 4.71

4회 / 2회

1승 6패

송승준

5경기

27.0이닝(5.40)

2승 3패 5.33

3회 / 2회

2승 3패

이상화

4경기

17 2/3이닝(4.42)

1승 3패 6.11

1회 / 0회

1승 3패


팀의 추락을 힘겹게 막았던 린드블럼이 왜 에이스인지 다른 시각으로 지켜보자. 진짜 에이스라면 팀이 코너로 몰리고 있는 시점에서 정말 잘해줘야 한다. 이 조건에 린드블럼은 부합했다.


이전 경기를 진 상황에서 가장 많이 등판한 건 에이스 린드블럼이다. 린드블럼은 현재까지 총 14경기를 뛰었는데, 그중 9경기를 팀이 직전 경기를 패한 상황에서 등판했다. 아마 연패를 끊기 위한 감독의 로테이션 조절 때문일 수도 있겠고, 4-5선발이 약한 팀의 상황을 생각했을 때 나오는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그만큼 린드블럼 앞의 경기에서 불펜의 소모가 심했을 것도 추측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린드블럼은 경기당 평균 7과 1/3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소모를 막아주었다. 레일리, 송승준보다도 1~2이닝 많은 이닝이다. 1이닝을 막기 위해 불펜이 1~2명 투입된다는 걸 감안했을 때, 린드블럼은 다른 선수보다 경기당 불펜을 1~2명에서 많게는 3~4명까지 아껴주고 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도 평균자책점이 3.14밖에 되질 않는다. 9경기 중 선발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 평가할 수 있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기가 8경기고, 그중 6경기가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였다. 린드블럼이 등판한 9경기 중 6경기를 팀이 승리했고, 이 말은 팀의 연패를 여섯 번 막아줬다는 뜻이 되겠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SK와의 경기가 끝난 후 밝힌 소감에서 린드블럼에 대한 완벽한 신뢰를 보였다팬들 사이에서도 린드블럼에 대한 절대적 믿음은 존재한다. 에이스는 팬들과 동료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린드블럼은 이미 '에이스'다. 


다른 선수도 아닌 최동원의 이름을 따서 '린동원' 이라고 불리는 것은 린드블럼에 대한 믿음의 산물이다. 개인적으로는 린드블럼이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가 그랬던 것처럼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팀의 상징으로 남아줬으면 싶다.


브르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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