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프레이즈로 돌아보는 롯데자이언츠



새로운 시즌이 다가온다는 것을 체감하는 요소가 몇가지 있습니다. 주장 선출, 스프링캠프, 매년 봄마다 올라오는 특정 선수에 대한 기대감 등등.. 그 중 하나가 '캐치프레이즈'가 아닐까 싶은데요. 한 단체가 어떻게 한해를 보낼지 자신들의 의지를 담은 문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6년 롯데 자이언츠의 캐치프레이즈는 Team First. Fan First! 로 정해졌습니다. 팀워크를 강조했던 조원우 감독, 그리고 팬 친화적 자세를 가져야 할 롯데구단의 의지가 반영된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문구도 있다.



단순한 한줄의 문구지만, 그 한줄엔 팀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최근 7년간 롯데 자이언츠의 캐치프레이즈를 돌이켜보며 자이언츠의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추억해봅시다.



2010년 'Fighting to the Top. 2010!'


이 문구는 대권을 향해 달려가자 라는 의미로 지은 캐치프레이즈 인데요.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3년간 직접 캐치프레이즈를 제안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만큼 감독의 의지가 다른 문구에 비해 더 반영되어 있다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2010년은 로이스터 감독 3년차를 맞던 때입니다. 2년간 가을야구에 진출시키며 성공적인 시즌을 이끌었지만, 가을야구의 첫 고비에서 2년 연속 넘어지면서, 이제 자이언츠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작게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리였고, 크게는 대권도전 이었죠. 투지를 강조하던 로이스터 감독 답게, 정상을 향해 질주하자라는 의미를 담은 문구입니다.


이후엔 다들 아시다시피 가을야구 진출엔 성공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시리즈 역스윕패를 당하게 되됩니다. 또한 이 시즌을 마지막으로 로이스터는 한국을 떠나게 됩니다.



2011년 '팬들의 사랑과 함께 한 30년, 2011 정상으로!'


1982년 프로야구 창설과 동시에 생긴 원년 팀 롯데 자이언츠는 2011년 30년의 역사를 가진 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문구입니다. 개인적으로 막 와닿고 그렇진 않은 문구인데요. 그냥 '30'이라는 숫자에 포커스를 맞추고 형식적으로 지은 캐치프레이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같은 원년구단인 삼성라이온즈의 2011년 캐치프레이즈는 'Yes, We Can!' 이었습니다.


2011년은 양승호 감독 1년차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2011년 중후반기가 롯데 자이언츠에겐 가장 완벽한 전력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2010년 보여줬던 강력한 타선에 2011년엔 안정감까지 더해지며 정말 대권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었습니다. 실제로 2011년 롯데자이언츠는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는데, 이 순위는 롯데 구단 역사상 정규시즌 최고순위였습니다. '2011 정상으로!' 라는 말이 무색하진 않았던 시즌이네요.



2012년 'Run for the 2012 Champ!'


Top, 정상에 이어 Champ가 등장했습니다. 여전히 우승에 목말라 있는 롯데 자이언츠 입니다. 2012년은 양승호 감독 2년차 였습니다. 하지만 비시즌동안 팀 전력은 매우 약해졌는데요. 우선 팀의 4번을 맡고 있던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로 이적했고,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았던 장원준과 강민호의 뒤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던 장성우가 경찰청 입단을 위해 빠졌습니다. 또한 그런 전력이탈을 대비하여 영입한 투수 정대현은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수술을 받았죠.


전년 대비 팀의 4번타자, 토종 1선발, 백업포수가 모두 빠져버린 상황에서 Champ 를 논한다는게 우습긴 하지만, 어쨌거나 프로구단의 최종목표는 우승이니 2012년 챔피언을 향해 뛰어간다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습니다.


2012 시즌 들어, 롯데자이언츠는 기존의 팀컬러와는 반대되는 길을 걸었습니다. 강력한 화력이 무너진 상황, 그리고 사도스키, 송승준, 고원준이라는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에이스 유먼의 분전과 기대치 않았던 이용훈의 호투, 그리고 롯데자이언츠 역사상 최고의 불펜 '양떼 불펜'의 등장으로 승리를 지켜나가며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합니다. 또한 몇년간 롯데의 발목을 잡았던 두산을 상대로 준플레이오프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2013년 '열정과 투지의 롯데 자이언츠'


드디어 우승을 상징하는 단어가 빠지고, 그 자리엔 '열정' '투지'같은 무형의 가치가 들어갔습니다. 이런 문구가 만들어진 배경이 또 있죠. 몇달 전으로 시간을 돌리면, 홍성흔과 김주찬이라는 FA가 타팀으로 유출됩니다. 보상선수로 김승회와 홍성민을 영입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장성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래도 기존의 전력에서 마이너스가 된 것은 분명하니까요.


결국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정신이 팀 전체에 필요했습니다. 2012년에 이어 2013년도 팀 전력에 마이너스를 떠안고 시작하는 시즌이었으니까요. 결국 팀 전체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열정', '투지' 였던 것이죠.


문제는 시즌들어 그 투지라는게 특성선수에게만 발현되었다는 것. 김승회는 팀을 이적하자마자 김시진이라는 감독을 만나 미친듯 혹사당하고 맙니다. 너무 투지를 보였나요? 김승회는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방전되어버리고 맙니다.




2014년 '거인의 근성을 깨워라. 2014 Champ!'


지난해 잠깐의 양심을 찾아 빠졌던 Champ 단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2013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가을야구도 탈락한 팀이 왜 다시 Champ 단어를 꺼냈을까요? 역시 Champ 단어가 쓰인 이유가 있습니다.


2013 시즌이 끝나고 찾아온 스토브리그. 롯데자이언츠의 최대고민 이었던 'FA 최대어' 강민호 잔류에 성공합니다. 무려 4년간 75억(공식 발표금액)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통해 강민호를 붙잡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강영식을 4년간 17억에 잔류시켰고, 팀의 중심타선을 채우기 위해 두산에서 최준석을 4년간 35억에 영입하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원준과 장성우가 합류하면서 팀 전력은 순식간에 증강되었죠. 대권까진 무리라 하더라도 가을야구 정도는 갈 수 있지 않나 라는게 당시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비웃는 사건들이 시즌 들어서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김시진 감독은 선수단을 혹사시켰고,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했습니다. 외국인선수로 데려온 타자 히메네스는 태업논란을 일으켰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갈등, 그리고 마지막엔 결국 CCTV 사태로 대표되는 막장시나리오를 쓰면서 끝이 없는 추락을 하고맙니다.



2015년 'Restart 2015, 다시 뛰는 거인의 심장'


2014년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구단은 거의 모든것을 바꿀 필요가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스타 장원준이 구단을 상대로 쓴소리를 하며 팀을 떠났지만, 선수의 예의없음을 비난하는 목소리보단 그런 소리 들을만하다 라는 반응이 더 컸습니다. 한때 국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구단이 몇년사이 선수와 팬들에게 모두 혐오감이 드는 구단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Restart 를 강조한 캐치프레이즈는 이런 배경으로부터 탄생합니다. 사장, 단장, 운영부장이 바뀌었고 감독이하 코칭스태프도 바뀌었습니다. 3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진 구단이지만, 모든것을 없애버린채 재시작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때마침 터진 롯데그룹 사태로 인해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팀을 떠났고, 그동안 지겹도록 비판받아왔던 롯데 자이언츠의 복잡한 결재라인도 깔끔해졌습니다. 최근들어 '롯데맞냐' 라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신속한 결단이 이뤄지는데는 결재라인의 개편이 큰 몫을 차지한다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운영팀 결정 - 사장 결정 - 구단주 대행 결정 - 구단주 결정의 복잡한 단계를 거쳤다면, 이젠 운영팀 결정 - 사장 결정 - 구단주 결정의 축소된 단계만 거치면 되고, 처리속도도 과거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다른팀만큼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된것이죠. 어느덧 야구계도 과거의 롯데보단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합니다.


최근 캐치프레이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캐치프레이즈가 2015년의 캐치프레이즈인 이유도 이것입니다. 막연히 'Champ' '정상' '우승'만 논하던때와 달리 그들이 원하고 지향하는 목표를 어느정도 이뤘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생각합니다.



2016년 'Team First, Fan First!'


2016 시즌, 롯데자이언츠가 내세우는 지향점은 팀 내부의 융합과 희생정신, 그리고 팬들에 대한 마음가짐 입니다. 과연 이 캐치프레이즈는 1년이 지난 후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지난 몇년간 말뿐이었던 'Champ' 같은 단어로 평가받을까요? 'RESTART' 같은 진정성 있는 단어로 평가받을까요? 2016년 자이언츠의 행보를 주목하도록 합시다.



브르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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